냄새가 난다 | It smell fishy
2017 - 2022
이야기는 결국 존재한다. 어느 순서에 생겨나느냐의 차이일 뿐 결국 존재한다.
이전에는 이야기는 늘 항상 선행되어 있었다. 이야기와 내용이 먼저 준비가 되고 그에 맞는 이미지와 구도를 선택했다. 나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작가들이 이런 순서로 작업을 하였고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당연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고 나는 그 순서에 변화를 주었다. 나는 이야기를 생각하지 않고 선별한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그려나가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전시를 준비했다. 생소하지만 신선했다. 본래 가지고 있던 감각들이 좀 더 깨어나서 예리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인간은 상상하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상상한다는 것은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걸 의미하는데 그 말은 인간은 이야기와 함께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각에 집중해서 그려내는 이미지들은 작업 과정 중에 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생겨나게 되고 그렇게 작품이 완성된다.
전과 다른 순서로 이야기가 생겨나면서 그리는 과정에도 달라지는 것들이 있다. 전에는 내가 만들어 놓은 이야기가 잘 드러나도록 이미지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이미지의 면면을 자세히 보게 된다. 작은 지점이 상상력과 맞물려서 더 크게 보이기도 하고 새로운 뉘앙스로 해석이 되기도 한다. 화면구성의 하나의 요소일 뿐인 것에서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대상이 되는 것이다.
Stories do exist, regardless of the order in which they emerge.
Previously, stories always took precedence. The story and content were prepared first, and suitable images and compositions were chosen.
This sequence was not unique to me but rather a common practice among almost all artists, considered a natural process. However, realizing that this order is not mandatory, I decided to change it. My focus shifted to intuitively drawing selected images without prior consideration of a narrative, resulting in a unique and refreshing approach to exhibition preparation. It felt unfamiliar but fresh, as my innate sensibilities became more acute.
Humans are often described as imaginative beings. Imagination allows us to create fictional stories, signifying that humans coexist with stories. Concentrating on sensations to draw images during the artistic process naturally gives rise to narratives in my mind, leading to the completion of the artwork. As the story now emerges in a different order, the process of drawing has also undergone changes. Unlike before, where the emphasis was on ensuring the clarity of the preconceived story in the image composition, I now delve into various aspects of the image. Small details intertwine with imagination, making them appear more prominent and offering new interpretations. This shifts the role of an element in the composition from a mere component to a crucial focal point shaping the overall atmosphere.